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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망원동 브라더스 / 김호연 - 세계문학상 우수상

by 뉴뉴로그 2025. 8. 12.


저자소개 - 김호연

영화·만화·소설을 넘나들며 온갖 이야기를 써나가는 전천후 스토리텔러. 1974년 서울생. 고려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첫 직장인 영화사에서 공동 작업한 시나리오 「이중간첩」이 영화화되며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다. 두 번째 직장인 출판사에서 만화 기획자로 일하며 쓴 「실험인간지대」가 제1회 부천만화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만화 스토리 작가가 되었다. 같은 출판사 소설 편집자로 남의 소설을 만지다가 급기야 전업 작가로 나섰다. 이후 ‘젊은 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를 실천하던 중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로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소설가가 되었다.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2013), 『연적』(2015), 『고스트라이터즈』(2017), 『파우스터』(2019)와 산문집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2020)를 펴냈고, 영화 「이중간첩」(2003), 「태양을 쏴라」(2015)의 시나리오와 「남한산성」(2017)의 기획에 참여했다. 2021년 『망원동 브라더스』에 이은 ‘동네 이야기’ 시즌 2 『불편한 편의점』을 출간했다.



책소개

주인공 오영준은 30대 중반 만화가이다. 원치않던 학습만화를 그리며 생활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망원동 8평짜리 옥탑방에 살고있던 그에게 이전에 함께 일했던 기러기 아빠 ‘김부장’이 찾아와 함께 살게 된다.


식사를 마치고 자연스레 설거지는 내가 했다. 이후로 단숨에 불문율이 만들어졌다. 한 명이 식사를 준비하면 한 명이 설거지를 한다. 한 명이 청소기를 돌리면 한 명이 세탁기를 돌린다. 한 명이 음식물을 사 오면 한 명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다. 15년 영업자 경험답게 김 부장은 눈치도 빠르고 처신도 잘한다. 생애 처음 생긴 방돌이가 10년이나 나이 많은 부장급이지만, 나쁘진 않았다.


그러다 이전에 그에게 만화를 알려준 50대 이혼남 '싸부'와 대학시절 동아리 후배 20대 고시생 '삼척동자'까지 자연스럽게 함께 살게 되고 그렇게 8평 옥탑방은 20대, 30대, 40대, 50대가 함께 사는 아지트가 된다.


말없이 한강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을 바라본다. 곳곳에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지나간다. 이들은 다 어디에 직장이 있고, 어디에 집이 있는 걸까? 털이 잘 관리된 애완견이 지나가는 게 보인다. 누가 저렇게 관리해 주고 밥을 주고 키워주는 걸까? 아버지가 부자이거나 물려받은 재산이 없다면 성인이 되고 자기 꿈을 꾸며 살기엔 너무나 힘든 세상이다. 그래, 루저의 푸념이다. 하지만 루저가 너무 많다. 나도, 옆의 김 부장도, 어딘가로 사라져 버린 석의 아버지도 모두 루저다.
  주변의 많은 사람이 다 지면서 살고 있다. 지면서도 산다. 어쩌면 그게 삶의 숭고함일지도 모르겠다. 그러자 갑자기 만화가 그리고 싶어졌다. 지면서도 살아가는 사람들. 매일 검붉은 노을로 지지만 다음 날 빠알간 햇살로 빛나는, 태양 같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싶어졌다. 사실 따지고 보면 김 부장이 이야기한 펭귄 아빠도 흥미로운 구석이 없는 소재는 아니다. 누가 돈만 준다면 그리고 싶은 이야기다. 지금 느끼듯 내가 그리고 싶은, 지면서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나이가 다른 백수 4명이 모여 각자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한다.
50대 ‘싸부’는 술 김에 불난 옆집의 사람들을 구하며 영웅이 된다. 이 일을 계기로 지방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하고 만화가협회 임원이 되어 왕성한 활동을 펼친다. 또한 화재의 현장에서 싸부가 구했던 연숙아줌마와 재결합해 하나의 가정을 이루게 된다.
40대 ‘김부장’은 동거남들의 극찬을 받았던 해장국으로 장사를 시작하고 입소문이 나서 본인의 가게까지 오픈하게 된다. 또한 캐나다에 있던 아내와 자식이 돌아와 더 이상 기러기 아빠가 아닌 든든한 가장으로 일어선다.
30대 옥탑방 주인 만화가 오영준은 새로운 집을 알아보던 중 선화와 연인이 되고 학습만화에서도 유명해진 그는 ‘망원동 브라더스’라는 웹툰을 도전할 계획임을 밝힌다.
20대 삼척동자는 가정사가 있던 인물인데 가정의 인정을 받으며 다시 일어나게 되고, 김부장의 해장마차 프랜차이즈를 기획한다. 시사 팟캐스트에서도 유명해져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삼척동자도 말없이 보름달을 바라본다. 아무도 소원 따위를 빌자고 말하진 않았다. 그러나 다들 마음속에 보름달 하나 받아 안고는, 마법의 구슬이라도 되는 양 닦고 또 닦고 있다.


일에도 삶에도 마감이 필요하다. 마감.
  내가 마감을 잘 지키는 만화가가 된 것은 마감이 스스로 작품을 그려나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억지 같지만 진짜로 마감이 되면 알 수 없는 집중력이 솟아올라 어떻게든 원고를 끝내게 만든다. 학창 시절 시험 기간 때의 벼락치기 같다. 그때의 집중력. 그게 마감이란 놈이고, 그놈이 결국 스스로를 완성한다.
  반드시 작가만 마감이 필요한 게 아니다.
직장인에겐 퇴직해야 할 때가 있고, 자영업자에겐 영업을 접을 때가 있고, 연인에게는 이별의 때가 있고, 군인에게는 제대가 있다. 그게 마감이다. 인생의 어느 순간에 스스로 묶어야 하는 매듭 같은 거.




Thinking

이전에 인터넷에서 굉장히 재밌다며 올라온 글을 보고 기억해 뒀다가 이제야 읽게 되었다. 어려운 책은 아니어서 술술 읽혔지만 사실 70%정도 읽을 때까지는 엄청 흥미를 느끼진 못했다. 그러다 마지막 문장까지 읽었을 때는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다 본 것 같았다. 주인공 하나하나 얼굴과 외형이 그려졌고 마치 옥탑방이 내 눈앞에 있 듯 생생했다. 그리고 비로소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작가 김호연님은 실제로 연령대도 직업도 다른 사람들이 작가님 집에서 자게 되고 아침에 해장국을 먹으러 갔는데 갑자기 이 소재로 소설이 쓰고싶어져 옥탑방 속에 그들을 투입시켰다고 했다. 작가라는 직업이 처음으로 멋있게 느껴졌다. 삶의 순간에서 소재를 찾고 이걸 스토리화 하다니.. 나에게는 없는 재능의 영역인 듯 하다.
작가님의 또 다른 소설인 불편한 편의점도 읽고 싶은 소설 중 하나였는데 꼭 읽어봐야겠다.
주인공 4명은 모두 삶 속에서 인연이 있었고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성장하고 자리를 잡는다. 현실도 다르지 않다. 사람은 절대 혼자 성장할 수 없다. 잠깐 스쳐갔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내 삶에 어떻게 작용할지 모른다. 나는 이럴 때마다 같은 직장 내에 있는 한 선생님을 생각한다.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이라며 잠깐 소개를 받았는데 알고 보니 퇴근 길이 같아 지하철에서 종종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운동, 독서 등 취미가 비슷한 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좋은 책들을 공유하고, 주말에 같이 운동도 하고, 매일 연락을 하며, 아이를 데리고 우리 집도 놀러 오신다. 최근에는 같이 외국어 공부를 하자고 제안해 주셨다. 옷깃이 스친 모든 인연은 소중하다. 내 삶에 주어진 인연들을 소중하게 생각하자💛

망원동 브라더스